Piaget는 출생에서 2세 사이에 일어나는 중요한 인지발달적 변화의 하나로 대상개념의 발달을 들고 있다. 대상개념 또는 대상영속성 개념이란 우리 자신을 포함한 모든 대상들이 독립적인 실체로서 존재하며, 대상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했을 때, 시야에서 그 대상이 사라지더라도 다른 장소에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지식을 의미한다. 흔히 이러한 이해 능력은 인간이 갖고 태어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Piaget는 이 능력들이 감각운동기 동안 단계적으로 서서히 발달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Piaget는 대상개념도 감각운동기 하위 단계에 준하는 여섯 개의 단계를 거쳐 발달한다고 믿는다. Piaget가 제시하는 대상개념의 발달 단계는 다음과 같다.
1단계와 2단계 (약 0~4개월)
이 단계의 영아는 대상이 시야에 있는 동안에는 흥미를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지만, 대상물을 숨겨 시야에서 사라지게 하면 곧 흥미를 잃고 대상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시기의 영아는 시야에서 사라진 대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3단계 (약 4~8개월)
3단계가 되면 영아는 사라진 대상물을 찾는 행동을 보임으로써 대상영속성 개념이 형성되기 시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단계 영아의 대상개념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젖병의 젖꼭지 부분만 보이도록 하고 나머지 부분을 보자기로 덮어두면 젖병을 찾아내지만, 젖병을 완전히 보자기 밑으로 숨겨버리면 시야에서 사라진 대상물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자기 대신 안이 보이는 투명한 천으로 덮어두면 대상물을 찾으려 한다. 이러한 특징은 3단계 영아의 대상개념이 대상과의 시각적이거나 지각적인 접촉에 의존하며, 이러한 한계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4단계 (약 8~12개월)
감각운동기의 4단계가 그러하듯이 대상개념 또한 4단계에 획기적인 발달을 하게 된다. 이제 영아는 완전히 가려지거나 사라진 대상물을 사라진 자리에서 찾아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4단계의 영아는 흔히 AB 오류라 불리는 대단히 특이한 대상개념의 한계를 보여준다. Piaget가 자신의 딸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보자. 먼저 아기의 왼쪽에 있는 베개 밑에 장난감을 숨긴다. 아기는 서슴없이 베개를 밀치고 대상물을 꺼낸다. 이를 몇 차례 반복하면, 그때마다 아기는 성공적으로 베개 밑에서 장난감을 찾아낸다. 이번에는 아기가 지켜보는 가운데 장난감을 아기의 오른쪽에 있는 담요 밑에 숨긴다. 이때 아기는 담요를 들쳐서 장난감을 찾아내는 대신에 종전까지 장난감이 있던 베개 밑에서 장난감을 찾는 행동을 보인다.
이처럼 장소 A에서만 대상을 찾아낼 수 있을 뿐 장소 B로 옮긴 대상을 찾을 수 없는 이 단계 대상개념의 한계가 AB 오류이다. Piaget는 이 시기의 영아가 자신의 행위와 대상물을 완전히 분화시키지 못한 채 대상물이 있는 장소와 그것을 찾는 감각운동적 행동을 결합하는 일종의 습관만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4단계의 오류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5단계 (약 12~18개월)
5단계 영아의 대상개념은 대상과 대상에 대한 행동이 완전히 구분되어 AB 오류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제 영아는 대상물을 어디에 숨기든 가장 최근에 사라진 곳에서 대상을 찾는 능력을 보이게 된다. 그러나 5단계 영아의 대상개념에도 한 가지 한계가 있다. 불투명한 컵 속에 대상물을 숨긴다고 가정하자. 영아는 컵 속에서 물건을 찾을 수 있다. 컵 위에 천을 대고 컵을 뒤집으면 대상물은 천으로 옮겨지게 되며, 이것을 엎어두면 대상물은 천 밑으로 숨겨지게 된다. 이렇게 컵으로부터 천 밑으로 대상물이 옮겨지는 과정을 영아는 직접 목격할 수 없다. 이 경우 5단계 영아는 천 밑에서 물건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갖지 못한다. 다시 말해서, 5단계 영아는 자신이 볼 수 있는 공간 이동에서는 대상영속성이 가능하나, 볼 수 없는 공간 이동에서는 대상의 숨겨진 위치를 정확하게 추적하는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 영아기 인지발달에 관한 보다 최근의 연구
이상에서 설명한 Piaget의 감각운동기 인지발달 및 대상개념의 발달 양상에 관한 연구 결과는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2세 이전 영아의 인지적 능력을 알려주는 데 획기적인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보다 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는 일련의 영아기 인지발달에 관한 연구들은 영아의 인지적 능력이 Piaget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높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Baillargeon의 실험은 영아기 인지능력의 우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영아의 대상개념도 Piaget가 주장하는 것보다 적어도 여러 달 일찍 형성되어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4단계 영아가 보이는 AB 오류가 사실은 대상영속성 개념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영아의 단기 기억 능력의 한계이거나 또한 한 곳에서 찾던 강한 습관 형성에 따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습관화와 탈습관화 방법에 의해 Ross는 12~24개월 사이의 유아가 가구와 사과를 구별하는 범주적 지식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Starkey 등은 6개월에서 9개월 사이의 유아가 두 개와 세 개의 물건을 변별하는 기본적 수 능력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연구들의 방법론적 적합성과 한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영아기 지적 능력의 우수성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울러 이러한 많은 능력들이 그렇게 짧은 기간 동안 학습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영아가 출생 시에 많은 인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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