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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심리학

성차의 발달

by 린유리 2024.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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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성장 과정에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성차가 있는가에 관해서는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일찍이 Maccoby와 Jacklin은 성차에 관한 많은 실증적 연구를 종합하여, 사회적 통념상 구분되어 온 심리적 특성의 성차들 중의 많은 부분은 잘못된 것으로 지적한 바 있다. 많은 연구 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는 성차의 발달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1) 입증된 성차의 발달

출생 직후의 신생아도 성차를 보인다. 남아는 여아보다 깨어 있는 시간이 길고 신체 운동량이 많으며, 더 많이 보채고 활동 수준이 높다. 반대로 여아는 보다 조용하며 눈의 접촉이 더 많다. 이러한 신생아가 보이는 성차의 원인은 주로 생물학적 요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생아기에 나타나는 성차는 영아기 이후에도 지속된다. 성차에 관한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아동의 연령별로 언어, 놀이 등에서 성차를 확인할 수 있다. 언어 능력의 성차는 영아기부터 나타난다. 1세경의 여아는 발성량이 남아에 비해 많고 어휘 발달도 남아보다 빨리 이루어진다. 전체적으로 여아의 언어 능력은 남아보다 높으며, 어휘, 독해, 언어 유창성 등의 성취도도 아동기부터 청년기까지 평균적으로 남아보다 높다. 입학 전 아동기의 성차는 놀이에서 가장 현저히 나타난다. 남아는 적목 쌓기, 자동차, 비행기 등 운동량이 많은 장난감을 좋아하며 대근육을 보다 많이 사용하고 공격적인 활동을 선호한다. 반대로 여아는 인형 놀이, 옷 입히기, 소꿉놀이 등 정적인 활동을 선호한다. 이 시기 아동의 놀이를 통해 남아는 여아보다 높은 공격성을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2세경 사회적 놀이가 시작되면서 나타나 청년기까지 지속된다. 4~5세경부터 여아는 사람에 대한 공감력이 크며 정서적 표출 또한 강하고 깊게 나타난다. 이처럼 여아가 남아보다 정서적 민감성과 표현성이 높은 경향은 성인기까지 지속된다. 또한 여아는 남아보다 두려움과 조심성이 많으며 모험심이 낮다.

아동기에 들어서면 지적 과제 수행과 또래 관계에서 성차가 나타난다. 남아는 여아에 비해 시공간적 능력이 높다. 남아는 적목으로 형태 만들기, 회전시킨 도형의 형태 식별 등의 시공간적 과제에서 여아보다 우수하다. Maccoby와 Jacklin은 아동기에는 공간적 능력의 성차가 없다가 청년기부터 나타난다고 주장하나, 다른 학자들에 의하면 아동기부터 전 생애를 통해 지속되는 차이이다. 남아는 여아보다 수학 능력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수학적 능력의 차이는 아동기에는 없으며 12~13세경부터 나타난다. 이상에서 언급한 성차의 발달에 미치는 생물학적 요인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지만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아기가 갓 태어났을 때부터 부모가 남아와 여아를 다루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2세경부터 부모들은 아동에게 사다 주는 장난감, 입히는 옷, 권장하는 놀이 형태 등 여러 영역에서 성차를 크게 부각시킨다. 탁아원의 보모나 유치원 교사들도 마찬가지로 남아에게는 보다 남성적인 놀이나 활동을, 여아에게는 여성적 활동을 제공하고 강화한다. 특히 남아가 여성적인 것은 철저히 금지된다. 만 1~2세 사이의 여아를 돌보는 탁아원의 보모가 남아와 여아를 다루는 방식의 차이가 성차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관찰한 연구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만 1세 때 아이들이 장난감을 잡고, 던지고, 차고 밀고 하는 자기 주장적 행동의 빈도를 측정한 결과, 의미 있는 성차가 없었다. 1년 동안 보모는 남아의 자기 주장적 행동이나 요구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반면, 여아의 자기 주장적 행동은 명백히 무시하였다. 1년 후 남아는 여아보다 훨씬 높은 빈도의 거친 자기 주장적 행동을 보였다. TV, 광고 등 각종 매체 또한 성차를 촉진하는 기능을 한다. 일반적으로 매체들은 전통적이며 고정적인 성유형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TV를 많이 보는 아동일수록 성 역할 고정관념이 높은 경향이 있다는 보고는 매체의 성차 촉진 기능을 입증하는 것이다. 동화나 이야기책의 내용 또한 성차를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

 

2) 입증되지 못한 성차의 발달

지금까지 남아와 여아 간에 성차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온 몇 가지 특성들 중에는 경험적 근거가 없는 잘못된 통념인 경우가 많다. 첫째, 남아의 사고가 여아보다 더욱 분석적이며 인지적 처리 능력이 높다는 주장은 경험적 근거가 희박하다. 시공간적 능력이 관여되지 않는 인지 과제나 논리적 추론 능력에 성차는 없다. 암기, 확률 학습, 개념 형성 등의 과제 수행을 비교한 결과, 남아의 인지적 처리 능력이 여아보다 우수하다는 주장은 잘못된 통념임이 밝혀졌다. 둘째, 남아가 여아보다 자아존중감과 성취동기가 높다는 것 또한 잘못된 통념이다. 아동기에서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여아와 남아의 전반적인 자기 만족도나 자신감에는 차이가 없다. 특히 성취동기의 성차는 없다. 자아존중감이나 성취동기에 성차가 있다고 생각한 것은 사회적 편견이 가져다준 잘못된 통념이다. 셋째, 여아가 남아보다 더 사회적이며 더 피암시적이라는 주장 또한 잘못된 것이다. 여아와 남아의 사회적 대상에 대한 관심은 동일하며 사회적 학습 정도에도 차이가 없다. 마찬가지로 집단에 대한 동조성에도 성차가 없다.

 

양성성

전통적으로 성 역할 발달에 관한 연구들은 아동이 자신의 성을 어떻게 인식하며 성에 적합한 역할들을 어떻게 발달시켜가는가를 관심의 대상으로 하였다. 그러나 근래에 많은 발달심리학자들은 지나치게 고정된 성 역할 기준은 남녀 아동 모두의 성 역할 발달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Bem이 제시한 양성성의 개념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종래에 심리학자들이 남성성과 여성성을 단일 차원의 양극으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Bem은 남성과 여성 모두 양성의 특성을 공유할 수 있다고 보고 네 개의 성 역할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남성에게는 남성적 성 유형을, 여성에게는 여성적 성 유형을 이상적인 발달로 생각하던 종래의 이론과 달리, Bem은 양성적 유형을 성 역할 발달의 중요한 지표로 제시하였다. 양성성의 개념은 많은 문화권에서 성 역할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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