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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심리학

애착의 영향

by 린유리 2024.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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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유형의 지속성

만 1세 이전에 형성된 애착유형과 이에 따른 행동 반응의 특성들은 성장한 후에도 지속되는가? 네 가지 애착유형의 아기들을 만 6세가 되었을 때 다시 낯선 상황에 두고 이들의 행동을 관찰한 연구는 애착유형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6세가 된 안정애착유형의 유아는 낯선 상황에서 어머니와 유쾌하게 이야기하고 신체적 접촉을 많이 하는 등 상호작용의 양이 많은 한편, 장난감도 잘 가지고 놀았다. 불안정 회피애착유형의 유아는 어머니를 쳐다보거나 말을 거는 일이 극히 적고, 어머니와의 상호작용도 제한적이었다. 극단적인 경우는 어머니와 가능한 떨어져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불안정 저항애착유형의 유아는 행동이나 음성에서 어머니에 대한 친근함이나 의존하려는 욕구를 과장되게 드러내는 경향이 있었다.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눕지만 몸은 불편하게 움츠리는 모습을 보여 신체적인 접촉 욕구와 이에 대한 저항이 동시에 양극적으로 존재함을 드러냈으며, 때로 어머니에게 미묘한 적개심을 보이기도 하였다. 불안정 혼돈애착유형의 유아는 부모에 대해서 자신이 부모 역할을 하려는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 부모를 당황하게 만드는 등의 처벌적 행동과 부모와의 재회에 과도하게 반가움을 보이거나 부모를 위로하는 것과 같이 과도하게 명랑하거나 보호적인 행동을 통해서 부모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보인다. 이러한 관찰 결과는 영아기에 형성된 애착유형이 지속적이며 각기 독특한 방식으로 발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독일에서 이루어진 연구에서도 실험 대상 중 약 78%의 유아가 1세 이전의 애착유형을 6세에도 그대로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애착유형의 지속성과 관련하여 애착유형이 세대 간 전달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주목을 끈다. 이들 연구에서는 어린 아기를 둔 젊은 부모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 애착 형성 양상을 회고하게 하여 진단하고, 이들 젊은 부모와 아기간의 애착유형을 실험실에서 관찰하여 비교하였다. 이 연구 결과 두 세대의 애착 양상 간에 0.62에 이르는 높은 상관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어린 시절 부모와 가졌던 애착 경험이 성인기까지 지속하여 부모로서의 자녀 양육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나아가 자신과 자녀와의 애착관계 형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는 이러한 인과적 설명의 타당성 여부는 더 많은 검토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서발달에 미치는 영향

애착이 정서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적으로 검토한 유명한 연구가 사회성 박탈 실험이다. 이들은 갓 태어난 새끼 원숭이를 어미 원숭이에게서 뗀 뒤 3개월간 다른 원숭이와 접촉할 수 없는 상자 속에 분리시켜 양육하였다. 이러한 생후 첫 3개월간의 사회성 박탈은 새끼 원숭이에게 큰 정서적인 충격을 남겼다. 분리 성장한 원숭이를 다른 원숭이가 있는 상자 속에 다시 넣었을 때 이들은 다른 원숭이와의 접촉을 피하고 두려워하며 얼굴을 파묻고 몸을 웅크리는 등 정서적 불안과 공포를 드러내었다. 이들 사회성 박탈 원숭이들도 정상적인 또래 집단 속에 넣어주면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차 정상적인 사회성을 회복할 수 있으나, 생후 1년을 전후하는 시기에 정상적으로 성장한 원숭이에 비해 극심한 공격적 성향을 보인다. 원숭이의 사회성 박탈 실험 결과는 유아의 애착과 정서발달과의 관계에 그대로 유추되고 있다. 따라서 애착 형성이 불안정한 영아는 성장 후에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격리불안과 낯선이 불안도 지속적인 정서적 영향을 미친다. 애착 형성 시기에 장기간의 출타, 입원 등으로 애착 대상과 떨어지거나 간헐적으로 낯선 사람에게 맡겨진 유아는 정상적으로 성장한 유아에 비해 낯선 상황에서 보다 높은 불안을 갖는다. 이러한 불안이 성장 후에 대인불안으로 지속될 가능성도 있으나, 경험적인 증거를 찾기는 어렵다. 모성박탈이나 격리불안 경험이 불안정 애착을 형성하거나 정서발달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취업모의 아기나 시설에서 자라는 아기에게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아기의 출생 직후부터 어머니가 일하러 나가면서 보육 환경이 좋지 않은 영아원에 아기를 맡기는 저소득 계층의 많은 유아들이 불안정 애착을 형성하며 3~4세경에 강한 공격성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문제가 된다. 가정에서 애착 형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영아 대 보모의 비율이 낮고 상호작용의 양과 질이 높은 보육원에서 양육하면 부정적 영향이 크게 감소된다.

 

사회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

영아기에 형성된 애착의 질은 성장 후 아동의 또래 관계와 상관이 있다. 12개월에 안정 및 불안정 애착으로 식별된 아기를 3세 6개월까지 추적하여 관찰하였다. 안정적으로 애착이 형성된 3세 6개월의 유아는 불안정 애착형 유아에 비해 또래 아이에게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이고 놀이 장면에서 주도권을 가지며 또래와의 상호작용이 많고 덜 공격적이었다. 교사들도 안정애착 유아를 자아존중감이 높고 공감적이며 사회적 기술이 높고 친구가 많은 아이로 평가하였다. 또한 또래 사이에서도 보다 인기가 있는 아이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그 후에 다른 연구들에 의해서 지지되었으며 초등학교 시기에도 지속되었다. 같은 아동을 11세에 다시 추적하여 관찰하였다. 이 연령에서도 안정애착유형의 아동은 불안정 애착 아동에 비해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더 밀접한 우정관계를 가졌다. 학교 상담교사도 이들을 보다 자신감이 있고 자아존중감이 높으며 사회적으로 유능하고 성인에 덜 의존하는 아동으로 평가하였다. 애착 형성 양상은 자아인지발달과도 관계가 있다. 안정애착 형성 유아는 6세경에 보다 긍정적인 자아인지를 보이면서도 자신의 한계를 수용하고 인정하는 반면, 불안정 회피유형의 유아는 자신을 완벽하게 보이려는 경향이 높았다.

 

인지발달에 미치는 영향

안정애착 영아는 낯선 상황에서 어머니를 안전기지로 삼음으로써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려는 보다 적극적인 탐색 행동과 인지적 호기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관찰하였다. 이러한 안전기지 현상은 유아기까지 지속되는 것 같다. 안정애착유형의 유아는 낯설거나 복잡한 대상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탐색 행동을 보인다. 이에 반하여 불안정 애착유아는 지적 호기심이 낮고 문제해결 과제나 놀이를 주었을 때 과업 몰입 정도가 낮고 지속적이지 못하며 즐거워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종단적 연구 결과를 보면 영아기에 안정된 애착을 형성한 아동은 초등학교 시기에 전반적으로 성적이 높다. 초기 애착 형성이 인지발달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에 관한 연구 자료는 사회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자료에 비해 충분하지 못하지만, 제시된 자료들은 논란의 여지없이 애착 형성이 인지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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