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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심리학

지능과 성격발달의 유전적 기저

by 린유리 2024.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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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연구

지능이 인간의 발달과 적응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으로 인해 지능 발달에 있어서 유전과 환경이 미치는 상대적 영향에 관한 여러 형태의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1.혈연 및 양자 연구

지능 발달에 미치는 유전적 기여도를 밝히기 위해 일찍부터 이루어진 대표적인 두 유형의 연구로 혈연관계 연구와 양자 연구를 들 수 있다. 혈연이 가까울수록 두 개인 간의 지능의 상관이 높게 나타난다면, 이는 지능이 유전적 소인에 의해 결정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양자 연구 또한 지적 발달에 있어서 유전적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자 연구 결과에 의하면, 출생 후 1년 이내에 양자로 간 아이의 지능을 18세에 측정했을 때 친부모와 지능의 상관이 0.32로, 양부모와의 지능의 상관인 0.09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혈연 연구나 양자 연구의 결과들이 지능 발달에 미치는 유전적 소인의 중요성을 밝히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결과들을 지능 발달에 환경이 영향력을 미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실제로 연구에서는 양부모의 사회경제적 계층의 차이가 양자의 지능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동일한 양자 연구를 통해서 지능 발달에 미치는 환경의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Rosenzweig 등의 연구는 실험적 조작을 통해 환경의 영향력을 입증한 대표적인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 Rosenzweig 등은 한 집단의 쥐에게는 여러 가지 탐색할 수 있는 대상물이 있는 풍요로운 환경 조건을 제공하고, 다른 한 집단의 쥐는 아무런 자극 대상도 없는 사육 상자인 결핍 환경 조건에서 한 마리씩 고립시켜 양육하였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이 두 집단의 쥐로부터 쥐의 지적 능력을 진단하는 준거가 되는 뇌의 해부학적 및 생화학적 측정치와 미로에서의 주행 속도 등 행동적 측정치를 얻은 결과, 풍요 환경에서 자란 집단의 쥐가 결핍 환경에서 자란 쥐보다 모든 측정치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 결과를 통해 Rosenzweig 등은 환경이 동물의 지능 발달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이는 한편, 같은 과정이 인간의 지능 발달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시사하고 있다.

 

2.유전가능비 연구

지능의 발달에 있어서 유전과 환경의 상대적 기여에 관한 보다 최근의 흥미로운 연구로 Jensen의 유전가능비 연구를 들 수 있다. 유전가능비는 개인과 개인 또는 인종과 인종 간의 표현형 수준에서의 지능의 차이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대적 기여도를 이해하기 위한 유용한 개념이다. Jensen에 의하면, 유전가능비란 어떤 개인이나 집단 간의 전체 지능의 차이를 유전에 의한 차이와 환경에 의한 차이로 구분할 때 전체 지능 차이에 대해 유전에 의한 차이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만일 어떤 집단이나 개인 간 지능 차의 전부가 유전 때문에 나타난다면 유전가능비는 1.0이 되며, 반대로 그 차이가 모두 환경에 기인한다면 유전가능비는 0이 된다. Jensen은 가장 유사한 쥐끼리 계속적으로 교배시켜 유전적으로 거의 유사한 쥐를 얻은 후 이들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사육한 후 그 지능의 차이를 검토하는 등 여러 가지 분석을 통해 유전가능비는 0.80이라고 밝혔다. Jensen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개인과 개인 간 지능의 차이는 물론이거니와, 예컨대 백인과 흑인 간의 인종 간 지능 차의 80%는 유전에 기인한다는 결론을 얻게 되는 것이다. 유전가능비는 명확하게 개인의 지능지수의 얼마만큼이 유전적으로 결정되는지를 보여주는 개념은 아니다. 그러나 여러 면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개념은 인간의 지능의 발달에 있어서 유전적 소인이 차지하는 비중의 크기를 시사해 주는 것이다.

 

3.성격연구

인간의 성격 형성과 발달에 있어서도 유전과 환경의 상대적 기여는 논란의 대상이 되는 문제이다. 지능의 발달에서와 마찬가지로 환경결정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성격은 경험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공격적인 성격은 아동이 보이는 다양한 행동 반응 중에서 공격적 반응이 누적적으로 강화될 때 생겨나는 것이다. 인간 행동의 유전적 기저에 관한 개관 논문에 의하면, 유전적 요인이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지능에 비해 그 영향력의 크기는 훨씬 미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성격 발달에 있어서 환경의 중요성을 입증해 준다. 성격 발달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Thomas 등의 기질 연구는 인간 성격의 핵심적인 부분이 생득적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기질은 자극에 대한 반응, 정서의 표현, 각성 수준, 자기 규제 등 여러 측면에서 생물학적으로 결정된 개인차를 뜻한다. 이러한 기질의 개인차는 매우 안정적이며, 환경에 의해 쉽게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성격 특성이 유전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기질이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특성이라 하더라도 일상생활의 경험을 통해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다. 예를 들어, 전체 영아의 약 10퍼센트에 해당하는 까다로운 기질은 일반적으로 사춘기까지 지속되나, 아동에게 민감하고 따뜻하게 반응하는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까다로운 기질이 순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성격 형성에 있어서도 유전과 환경은 끊임없이 영향력을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알게 해준다. 인간의 발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측면인 지적 능력과 성격이 유전과 환경 간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발달에 있어서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분리하려는 시도는 어떤 면에서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점에서 인간의 발달을 100%의 유전과 100%의 환경의 힘이 함께 작용한다고 한 말은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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