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능의 발달
심리측정적 관점에서 볼 때 아동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나타나는 지적 능력의 발달적 변화는 크게 지능 구조의 변화와 안정성의 증가로 대별된다.
(1) 지능 구조의 변화
심리측정적 접근의 이론가들은 아동의 나이가 증가하면 지능을 구성하는 하위 특성들의 구조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
아동 연령의 증가에 따른 지능 구조의 발달적 변화에 관해서는 두 가지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는 낮은 연령에서 아동의 지능은 상대적으로 미분화된 일반적 지능으로 구성되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점차 분화되어 독립적인 여러 특수 능력들이 나타나게 된다는 가정이다. 두 번째 가설은 지능을 구성하는 하위 요인의 본질의 변화에 관한 것이다. Piaget의 인지발달이론에서도 지적했듯이 영아기 지능은 주로 지각 및 운동 기능으로 구성된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점차 상징적이며 언어적인 능력이 나타나게 되어 보다 추상적인 사고가 감각운동적 능력에 대치된다.
(2) 지능의 안정성
지능 발달에 관한 또 하나의 관심은 한 아동을 여러 연령 수준에서 지능을 진단했을 때 그 결과가 서로 얼마나 일치하는가와 관련되는 안정성의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한 가지 명백한 해답은 2세 이전의 영아기 지능은 그 후의 아동기나 청년기 지능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베일리 척도상의 발달지수와 후의 지능지수 간의 상관은 0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영아기 지능의 측정 대상이 되는 감각운동적 능력과 아동기 지능의 측정 내용인 상징적이며 언어적 능력이 상이한 데서 오는 측정 내용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영아기 지적 특성 중 신기성에 대한 반응은 후의 아동기 지능과 높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영아기에 낯선 물건에 강한 선호를 보이거나 친숙한 자극에 빨리 습관화되는 아기일수록 아동기에 높은 지능을 보인다. 훼이건은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영아의 신기성에 대한 반응을 진단하는 훼이건 영아지능검사를 개발하였다.
2.지능 발달의 개인차
왜 어떤 아동은 높은 지능지수를 얻는 반면, 어떤 아동은 낮은 지능 수준을 보이는 것일까? 왜 일반적으로 저소득 계층의 아동들은 중상 계층의 아동에 비해 지능이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을까? 지능의 개인 간 차나 집단 간 차가 나타나는 원인을 찾는 일은 오랫동안 발달심리학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온 분야이다. 지능의 개인차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 결과들은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요인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1) 유전적 요인
가족 연구는 지능 발달의 개인차가 유전적 소인에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 연구에 의하면 일란성 쌍생아 간의 지능의 상관은 0.82이고 이란성 쌍생아는 0.59, 형제간의 상관은 0.55, 부모-자녀 간은 0.50, 조부모와 손자녀 간은 0.27, 사촌 간은 0.26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혈통이 가까울수록 지능의 상관이 높은 것은 지능 발달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 영향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일련의 양자 연구 또한 유전적 소인의 중요성을 입증해준다. 출생 직후 양자로 입양되어 자란 아동의 지능과 친부모의 지능과의 상관은 양부모와의 상관보다 일관성 있게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동의 성장 환경과 전혀 무관한 친부모가 자녀의 지능 발달 수준과 갖는 관련성은 유전적 소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같은 환경에서 자란 일란성 쌍생아 간의 지능의 상관은 0.85이다. 그러나 이들을 출생 직후부터 다른 환경에서 양육시켰을 때의 상관은 0.74이고, 같은 환경에서 자란 형제 간의 지능 상관은 0.54로 보고되고 있는 것은 유전적 영향력을 확인시켜준다.
(2) 환경적 요인
지능의 개인차의 원인을 유전적 소인에서 찾는 입장과는 달리, 개인이나 집단 간 지능 차의 원인이 주로 환경적 요인에 있는 것으로 주장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Klineberg는 누적적 결함 가설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가설에 의하면 빈곤한 환경이 아동의 지적 성장을 억제하며 이러한 억제 효과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누적되어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동이 빈곤한 환경에 오래 있을수록 지능 발달은 그만큼 지체되게 된다. 지능 발달에 미치는 환경적 요인의 영향을 잘 설명해주는 고전적 연구들 중 하나로 Skeels의 연구를 들 수 있다.
이 연구에서는 적절한 보살핌이나 지적 자극을 받지 못하는 고아원에서 자라고 있는 유아들 중 일부를 18개월에 정상적인 가정으로 옮겨 2년간 양육한 후 이들의 지능 발달을 원래의 고아원에 남아있던 아동들과 비교하였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동은 2년 사이에 지능지수가 평균 28점 증가한 데 반해, 고아원에서 자란 아동은 같은 기간에 26점 감소되었다. 방법론적 엄밀성의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능 발달에 있어서 환경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아동이 성장하는 초기 환경은 가정이 중심이 되므로 아동의 지능 발달에 미치는 가정환경의 영향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 오고 있다. 이들 연구는 대체로 가정의 구조적 요인을 중시하는 연구와 과정적 요인을 중시하는 연구로 대별된다. 가정의 구조적 요인으로서 사회경제적 계층, 가족의 크기, 출생 순위, 형제 간 터울, 부친 부재 여부 등이 지적되고 있으며, 과정적 요인은 부모와 자녀 상호작용 양상, 부모의 양육 방식 등이 주 연구의 대상이 된다.
(3) 기타 요인
지능의 개인차 중에서도 특히 저소득 계층 아동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능 발달 수준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 유전적 또는 환경적 요인과는 별개의 요인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나는 검사 편향 가설이다. 이 가설에서는 현재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지능검사 문항의 내용이나 문항 진술에 포함되는 어휘들이 중상 계층의 생활 경험과 일치되는 것이므로 저소득 계층의 아동들이 지능검사에서 낮은 점수를 보이는 것은 실제로 이들의 지능이 낮아서가 아니라 검사가 지닌 편향성으로 인해 이들의 능력이 제대로 진단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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