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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심리학

청년기 인지발달

by 린유리 2024.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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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와 마찬가지로 청년기 인지 발달 또한 주로 Piaget의 이론적 틀로 설명되고 있다. Piaget에 의하면 청년기는 형식적 조작 사고가 발달하는 단계이다. 11~12세경에 시작하는 형식적 조작기는 Piaget 이론에서 인지 발달의 마지막 단계로서 성인기까지 지속된다.

1) 형식적 조작 사고의 발달

(1) 형식적 조작 사고의 논리적 모형

Piaget는 형식적 조작 사고의 발달을 다룬 그의 저서 <논리적 사고의 발달: 아동기에서 청년기까지>에서 논리적인 실험 과제의 해결 과정을 관찰함으로써 형식적 조작 사고의 특징을 분석해 냈다. Piaget는 형식적 조작 사고의 특징을 16개의 이원결합 조작과 INRC군의 두 논리적 모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원결합 조작은 어떤 실험이나 현상 속에서 각 변인의 관찰 가능한 결과와 관찰할 수 없는 결과 간의 논리적 결합에 의해 결론을 도출하는 조작적 기능을 의미한다. 흔들이 과제를 예로 들어보자. 이 과제에서 진동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서는 줄의 길이, 추의 무게, 흔드는 힘의 강도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제를 주면 구체적 조작기 아동은 추를 흔들어 봄으로써 관련 변인을 찾아내려는 시도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의 사고는 가능한 변인들의 관계를 미리 예상하거나 실험을 사전에 계획하지 못하며 탐색 과정에서도 모든 변인의 조합을 고려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형식적 조작기에 들어서면 추의 진동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변인을 추출하고 가능한 변인들 간의 조합을 찾아내며 나타날 수 있는 가능한 결과들에 대한 가설을 설정하는 능력을 보이게 된다. 줄의 길이와 추의 무게 간의 결합을 예로 들어보자. 추의 무게에 관계없이 줄의 길이가 짧으면 진동은 항상 빠르며 줄의 길이가 길면 진동은 반드시 느리다. 이와 같이 어떤 변인과 결합하더라도 그 결과가 반드시 관찰 가능한 결합을 완전 긍정이라 부른다. 반면에 추의 무게는 줄의 길이에 따라 진동을 결정하는 역할이 달라진다. 추의 무게가 동일하게 가볍더라도 줄이 길면 진동이 느린 반면에 줄이 짧으면 진동은 빨라진다. 이처럼 결합되는 다른 변인의 성격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는 결합을 상보적 함의라 부른다. 완전 긍정과 상보적 함의를 포함하여 Piaget는 각 변인이 결합될 수 있는 가능한 논리적 결합 양상을 16개의 이원결합 조작으로 개념화하였다. 한마디로 이원결합 조작이란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인과 변인 간의 논리적 관계를 계획하고 가설을 설정할 수 있는 사고 기능을 의미한다. Piaget가 형식적 조작 사고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설명하는 INRC군은 결합 조작을 조정 또는 변용하는 규칙을 의미한다. INRC군은 동일성, 부정, 상보성, 상관성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INRC군은 가역성에 바탕을 둔 가상적인 논리적 조작이다. 구체적 조작기 보존 개념 실험에서의 상보성은 예컨대 높이와 너비라는 구체적 특성의 상호 관계의 조작을 의미하였다. 형식적 조작기 상보성은 앞에서 설명한 이원결합 조작들의 상호 관계를 설명함으로써 결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형식적 논리의 조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원 조작의 상징 기호 체계에서 보았듯이 Piaget는 형식적 조작 사고를 논리적 체계로 설명함으로써 청년기 인지 발달의 이해를 어렵게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형식적 조작 사고의 난해성으로 인해 청년기 인지 발달 수준이 낮게 보고되기도 한다. Piaget의 기준에 따라 진단했을 때 미국 청년의 30~40%만이 형식적 조작 사고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문화권 간 비교 연구에서도 기술적으로 미개한 사회의 청년과 성인에게서는 형식적 조작 사고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는 보고도 많이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청년기 인지 발달을 설명하는 Piaget 이론의 보편타당성을 위협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중학교 2학년의 22%만이 형식적 조작 사고에 도달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어 있다.

(2) 형식적 조작 사고의 일반적 특징

Piaget는 형식적 조작 사고의 발달 양상에 의해 청년이나 성인의 사고가 아동의 사고와 어떻게 질적으로 달라야 하는지를 밝히고자 하였다. 성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문제에는 여러 가지 변인들이 복잡하게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직장으로 옮길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성인기 문제 해결 과정 속에는 근무 조건, 보수, 안정성, 인간관계, 승진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변인들이 무수히 있으며 자신, 아내, 부모, 자녀의 입장에서 각각 미칠 영향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시행착오적으로 행동하기 전에 이들 변인의 기능과 상호 관계를 철저히 검토하여 그로부터 결론을 도출해내는 체계적이며 논리적인 사고 능력은 성인기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형식적 조작 사고는 이처럼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 체계적으로 가설을 설정하고 그 검증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가설-연역적 사고의 발달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청년기 가설-연역적 사고 기능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Piaget의 이론을 일반적인 개념으로 보편화시켜 보면 다음과 같은 청년기 사고의 특징을 잘 설명해 줄 수 있다.

첫째, 청년들은 여러 현상에 대해 가설을 설정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이며 실재론적인 아동기 사고의 한계에서 벗어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실재와 가능성 간의 관계에 관한 구체적 조작 사고와 형식적 조작 사고의 차이점을 검토해 보면 대단히 흥미로운 청년기 사고의 특징이 드러난다. 구체적 조작 사고는 현실의 대상물의 조작이 주가 되는 사고이며 가능성에 대한 사고는 나타나지 못하고 가려져 있다. 형식적 조작 사고의 발달과 더불어 가설 설정 능력이 시작되면 가능성이 전면에 표출되어 청년기 사고를 지배하게 된다. 청년들은 아동기와는 반대로 먼저 가능한 사태에 대한 이론을 설정하고 가능한 것으로부터 경험적으로 실재하는 것에로 사고가 진전하게 된다. 청년기 가능성에 대한 가설 설정 능력은 물리적 사태에 대한 과학적 사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며 사회, 정치, 종교, 철학 등 전 영역에 걸친 이상주의로 확장된다. 이러한 청년기 이상주의는 자신의 관념에 대한 집착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추구 및 자신의 관념과 일치하지 않는 모든 것들에 대한 비판으로 나타나게 된다. 흔히 청년들이 자신들의 이상주의에 집착하여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며 필요하다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존의 사회를 파괴하고 개혁하고자 하는 성향을 갖는 것은 형식적 조작 사고의 발달에 기인하는 것이다.

둘째, 가능한 모든 변인을 탐색할 수 있는 청년기 형식적 조작 사고는 여러 명제 간의 논리적 추론을 다루는 명제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명제적 사고란 'A인 동시에 B', 'A이지만 B는 아님', 'A도 아니고 B도 아님'과 같은 세 개의 명제를 바탕으로 가설을 설정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해가는 능력을 의미한다. 청년기와 성인기 명제적 사고의 중요성은 직장 옮기기, 학과 선택 등 일상의 의사결정 장면에서 어떠한 사고가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청년기 가설-연역적 사고의 발달은 추상적이며 융통성 있는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여러 연령의 아동과 청소년에게 '만일 네가 눈을 하나 더 가질 수 있고 그 눈을 신체 어느 부위에든 둘 수 있다면 어디에다 두고 싶은지 그림으로 그려보아라'고 지시한다고 가정하자. 실재의 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체적 조작기 아동은 실제로 두 개의 눈이 있는 사이에 그려 넣을 것이다. 이에 반하여 형식적 조작기 아동은 사방을 돌아볼 수 있도록 머리 꼭대기 끝에 눈을 붙이거나 몸의 구석구석을 다 볼 수 있도록 손바닥에 그려 넣을 것이다. 이러한 반응의 차이는 구체적 조작기 아동은 실제로 눈이 있는 위치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에 형식적 조작기에는 주어진 가설적인 명제에 대해 보다 추상적이고 융통성 있는 창의적 반응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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