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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심리학

청년기 사회인지발달

by 린유리 2024.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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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청년기 자아중심성

형식적 조작 사고의 발달과 더불어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면 청년들은 자신의 생각과 관념 속에 사로잡히게 된다. 청년들은 자신이 중요하고 가치롭다고 생각하는 관념의 세계와 타인의 관념을 구분하지 못하며, 자신에게만 독특한 세계와 타인이 보편적인 세계를 구분하지 못한다. 따라서 청년들은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는 청년기 특유의 독특성에 대한 착각에 빠져들게 되며,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 된다고 믿을 만큼 강한 자의식을 보이게 된다. Elkind는 이러한 청년기 특유의 사회인지적 특성을 청년기 자아중심성이라 부른다. 자아중심성은 청년기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발달적 속성의 하나이다. 청년기 자아중심성은 형식적 조작 사고가 발달하는 11~12세경에 시작되며, 15~16세경에 정점을 이루다가 청년들이 다양한 대인관계의 경험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이루어지면 서서히 사라지게 된다. Elkind는 청년기 자아중심성이 나타나는 특성을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개인적 우화

개인적 우화는 청년들이 자신은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이므로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 세계는 다른 사람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 청년기 자아중심성의 형태이다. 청년들은 자신의 우정, 사랑 등은 다른 사람이 결코 경험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다른 사람이 경험하는 죽음, 위험, 위기가 자신에게는 일어나지 않으며 혹시 일어나더라도 피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개인적 우화는 이처럼 청년기 자신의 독특성에 대한 비합리적이고 허구적인 관념을 지칭한 것이다. 청년기 개인적 우화는 청년들에게 자신감과 위안을 부여하는 측면도 있으나 심해지면 자신의 존재의 영속성과 불멸성을 믿게 됨으로써 과격한 행동에 빠져들게 될 위험이 있다. 청년들이 흔히 음주운전, 폭주, 마약, 성문란 등 파괴적 행동을 범하는 것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이므로 그러한 행동이 가져다줄 부정적 결과는 타인에게 해당되는 것이지 자신의 몫이 아니라는 개인적 우화에 기인할 수 있는 것이다. 청년기 우화는 청년 세대의 긍정적인 독특성과도 연결된다. 청년들은 자신의 세대는 기성세대가 하지 못한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으며 이를 행동으로 옮긴다. 빈곤 퇴치, 환경운동, 시민운동 등에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Elkind에 의하면 개인적 우화는 청년들의 자기 과신에서 비롯된다. 개인적 우화 정도가 높은 청소년은 자의식과 자신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높다. 또한 개인적 우화는 감각 추구 경향과 위험 행동에 몰입하는 정도와 정적 상관이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남자에게서 더욱 현저하다. 심한 개인적 우화는 자살 상념이나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개인적 우화 현상은 청소년에게 현실 검증 능력이 생기면서 자신과 타인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며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정립하게 되면 사라진다.

 

상상적 청중

상상적 청중 또한 청년기 과장된 자의식으로 인해 자신이 타인의 집중적인 관심과 주의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믿는 청년기 자아중심성의 형태이다. 청년들은 상상적 청중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많은 힘을 들이며 타인이 눈치채지도 못하는 작은 실수로 번민하게 된다. 상상적 청중에 대한 자신의 위신을 손상시킨다고 생각되면 작은 비난에도 청년들은 심한 분노를 보인다. 청년기 상상적 청중의식의 정도를 진단하는 상상적 청중 척도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 척도를 사용하여 진단한 결과에 의하면 중학교 2학년에서 가장 높은 상상적 청중 의식이 나타나며 이후부터 서서히 감소한다. 그러나 상상적 청중 현상이 나타나게 하는 데 기여하는 과도한 자의식은 많은 사람에게 있어서 성인기에도 지속되는 특성이다. 상상적 청중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는 청소년들은 부정적 자아개념을 갖는 경향이 높으며 자아존중감과 자아 발달 단계가 낮다. 이들 청소년은 자아 정체성 확립 수준 또한 낮으며, Marcia의 구분에 따르면 정체감을 성취한 집단보다 역할 혼미와 정체성 유실 집단에서 상상적 청중 현상이 나타나는 비율이 높다. 이성과의 교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상상적 청중 경향이 낮다는 보고는 흥미로운 것이다. 상상적 청중은 대인 간 신경 과민 등 사회적 기술 부족과도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년기 자아중심성과 관련하여 일련의 연구들이 이루어져 왔다. 국내 연구에서 밝혀진 가장 중요한 연구 결과는 서구의 청년들은 15~16세경에 자아중심성에서 벗어나는 데 반해 우리나라 청소년의 자아중심성은 청년 중기 이후에도 일관성 있게 증가하며 대학교 1학년 시기까지 높은 수준으로 지속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중·고등학교 시기 동안 적절한 대인관계 경험을 갖지 못하며 자아 정체성의 탐색이 불충분한 데서 기인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아중심성이 높은 청소년은 자기에 대한 반추적인 집착이 강하고 부정적 자아개념 정도가 높다. 부모와 수용적이며 애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자각하는 청소년은 자아중심성이 낮은 반면, 부모로부터 지나친 통제와 구속을 받거나 방임 상태로 버려져 있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의 경우 자아중심성이 높았다. 특히 비행 집단 청소년의 자아중심성이 일반 집단에 비해 높은 것은 이 특성이 비행과도 관련이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2) 청년기 정치 및 사회적 사고의 발달

형식적 조작 사고의 발달이 가져다주는 청년기 특유의 이상주의는 청년들의 정치, 사회적 현실에 대한 이상주의와 이로 인한 과격한 비판과 현실 참여로 나타나게 된다. 미국, 독일, 영국의 10대 청소년 수백 명과의 면접을 통해 청년기 정치적 사고의 발달 양상을 분석한 Adelson 등의 연구 결과는 청년기 정치 영역의 사회인지적 사고를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Adelson 등은 청소년에게 세계 각국의 여러 사람이 고루 모여 남태평양의 무인도에 나라를 세운다는 가상적인 상황을 제시하고, 그들이 기대하는 사회적 구조, 정부 형태, 법률의 역할, 개인의 자유, 소수 민족의 권익, 종교적 선택과 자유 등에 관해 질문하고 그 응답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밝혀진 청소년의 정치적 사고에 관한 내용 중 다음의 세 가지는 특히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다.

첫째, 청소년의 정치적 사고는 14세를 전후하여 발달적 변화를 보인다. 14세 이전의 청년 초기 사고는 구체적인 사람이나 사태에 의존하는 데 반해, 14세경에 시작되는 청년 중기 이후의 정치적 사고는 추상적인 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법이 왜 필요한가?'라고 물었을 때 청년 초기의 반응은 '사람이 서로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와 같이 구체적인 사태를 언급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또한 청년 초기에는 한두 가지 측면에 국한된 사고를 하는 반면, 청년 중기 이후에는 여러 측면을 고려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정치적 사고 발달 과정에서 14세경에 사고의 전환이 나타나는 것은 국적, 성, 사회경제적 계층에 관계없이 모든 청소년에게 공통적인 현상이다. 12세 미국 청소년의 정치적 사고가 15세의 친형보다 12세 독일 청소년의 정치적 사고와 더욱 유사하다는 Adelson의 지적은 이러한 보편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 청소년들의 정치적 사고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보다 이상주의적으로 변해가는 경향이 있다. 청년 중기 이후부터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정치·사회적 이상향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으며, 자신이 지각하는 현실의 정치·사회적 상황이 이상향과 일치하지 않는데 대해 좌절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셋째, 사회적 통제에 대한 관점은 청년 전기에는 처벌 지향적이지만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개선과 재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죄를 짓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안인가?'를 물었을 때 12~13세 청소년들은 감옥에 보내거나 사람들로부터 격리시키는 등 처벌을 시사하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반하여 청년 중기 이후 청소년들은 개인의 권익과 자율성 및 변화의 가능성을 고려하는 비율이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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