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los의 적응체계 이론
Blos는 청년기 발달을 이차 개체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차 개체화는 흔히 심리적 이유라 일컫듯이 청년의 자아가 부모로부터 이탈해 가는 과정을 뜻한다. 이 이탈 과정 속에는 부모의 통제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의미하므로 개인의 성적 정체성의 확립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차 개체화를 거쳐 독립된 청년의 자아는 스스로 신체 및 성적 변화에서 오는 갈등을 극복하고 안정된 자아의 적응체계를 확립해 가기 시작한다. Blos는 이러한 청년기 자아 발달 과정을 여섯 개의 하위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 단계는 잠재기이다. Freud의 설명을 통해 이미 알고 있듯이 잠재기는 리비도의 충동이 약화되는 반면에 자아가 강력하게 발달하는 시기이다. Blos는 잠재기를 사춘기에 나타나는 성적 충동의 증가에 대처할 수 있는 자아의 적응체계가 발달하는 중요한 청년기 발달의 제1단계로 보고 있다. 청년기 발달의 두 번째 단계인 청년 전기는 급격하게 증가된 성적 욕구와 공격적 욕구가 산만하고 방향성이 없는 상태로 표출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자아는 상대적으로 약화되어 청소년들은 성적 자극에 대한 놀라움, 두려움, 흥분, 관심 등의 산만한 감정을 나타내며 전반적으로 안정감이 없고 우울하며 공격적이다. 부모들의 통제를 거부함으로써 청년기 비행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도 이 단계이다. 세 번째 단계는 청년 초기에 들어서면 청년기 자아는 자신의 성적 욕구를 표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을 찾는 목표지향적 행동을 보이게 된다. 친구, 운동선수, TV 스타 또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대상에 열광하는 것은 이 시기 독특한 자아의 적응체계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행동이다. Blos는 이러한 행동을 이성에 대해 표출되어야 할 욕구가 변형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년 중기는 성적 혼돈과 갈등이 심리적으로 구조화되는 단계이다. 이 단계의 청년들은 이성에 대한 관심을 보다 솔직하게 표현하게 된다. 청년들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우울하며 혼돈과 위기도 지속되지만 이를 통합하려는 자아의 기능 또한 크게 강화된다. 따라서 이 시기의 청년들은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이며 성인들의 지시도 따르게 된다. 청년 후기에 이르면 청년 중기까지의 성적 혼돈과 갈등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통해 강화된 자아가 보다 안정되고 지속적인 통합력을 발휘하게 된다. 따라서 이전 단계까지 지속되던 내적 위기와 갈등은 사라지며 사회적 역할과 개인적 정체성에 대한 강한 인식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Blos는 청년 후기를 성격 공고화 단계라 부른다. 그러나 이 단계의 자아는 성취되기 힘든 완벽한 목표를 지향하는 내재적 자아이상과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외재적 자아이상 간의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새로운 과업에 직면하게 된다. 청년기 발달의 마지막 단계인 청년 이후기는 청년기로부터 성인기로 이행하는 과도기이다. 이 단계에서는 매우 안정된 자아가 형성되며 외부로부터 실패와 비판에 직면하더라도 방어기제에 의존하지 않고 이를 통합해 갈 수 있는 성숙한 대처 능력과 적응체계를 갖게 된다. 이러한 성공적인 갈등 해결 과정을 통해 인격이 형성되며 자아존중감이 길러진다. 청년기에서 성인기로 이행하는 이 기간 동안에도 자아의 적응적이며 통합적인 기능은 계속해서 발달해 간다.
2. Erikson의 정체성 위기 이론
Erikson이 성격 발달을 일련의 위기 극복 과정으로 생각하고, 인간이 성장 과정에서 경험하는 각 시기 특유의 위기의 성격과 극복 양상에 따라 성격이 형성되는 과정을 이론적으로 체계화했다는 것은 아동기 성격 발달 이론에서 이미 설명되었다. Erikson은 청년기 성격 발달을 자아 정체성의 위기에 직면하고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체성 위기와 극복
청년기 자아 인지의 특징에서 설명하였듯이, 청년기 동안에는 때로 서로 상반되는 자아들을 통합하여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자신이 보여줄 보다 일반적인 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Erikson은 이러한 통합된 자아의 형성 과정을 자아 정체성과 정체성 혼미 간의 위기로 개념화하고 있다. Erikson에 의하면 정체성 위기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이 의문에 대한 답을 추구해 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긍정적인 자기 평가와 부정적인 자기 평가 간의 양극적인 갈등과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이 곧 정체성 위기이다. 청년기에 자기 존재에 대한 의문이 강하게 부각되는 것은 생물학적 변화로 인해 원욕의 욕구가 강화되면서 초자아도 동시에 강화되며 양자 간에 새로운 균형을 취하기 위해 자아가 자신의 내면을 새로이 정리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또한 성인으로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사회적 역할들에 직면할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회의와 성인으로서의 역할 전망에 대한 두려움에 기인한다. 따라서 정체성의 탐색은 일종의 자아 붕괴에 직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청년들은 수많은 영역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발견하면서 서서히 자아 정체성을 형성해 가게 된다. 청년기 정체성의 탐색 과정에는 자신의 가능성의 발견과 함께 가능성의 포기와 체념의 과정도 포함된다. 청년 초기의 이상적 자기상에 담았던 많은 자아 기대를 포기해 가는 과정에서 청년들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수용함으로써 객관적인 자아 정체감을 확립하게 된다. 이러한 정체성 탐색 과정 중에 청년들은 때로 자신에 대해 절망하고 방황과 동요를 경험하게 된다. Erikson이 청년기를 심리적 유예기라 부르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Erikson 이론에서 청년기 정체성 위기는 다음의 세 가지 목표가 달성될 때 극복된다. 첫째는 자신에 대한 인식의 연속성과 동질성의 확립이다. 정체성 탐색 과정에서 청년들은 과거 자신의 경험을 반추하고 그 결과를 현재의 자신을 이해하는 데 연결지음으로써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 간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미래의 가능한 자신의 모습을 탐색하게 된다. 이처럼 자아 탐색의 시간 조망이 과거와 미래로 확장되고 그 속에서 일관성과 연속성 있는 자기상이 확립되면서 자아 정체성이 확립된다. ‘나는 마땅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도 아니고, 내가 되고 싶어하는 나도 아니고, 과거의 나도 아니다’라는 표현은 시간적 연속성 상의 정체성 탐색 과정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정체성 확립의 두 번째 목표는 상이한 관점과 시각에서 서로 달리 판단될 수 있는 자아의 여러 국면을 일관성 있는 하나의 자아 체계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러한 통합은 다양한 역할과 입장들이 서로 얽혀 있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활해 나가야 할 성인기 삶의 준비를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청년들은 자신의 자아에 대한 자신과 타인의 견해,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타인의 견해, 직성, 성, 종교, 정치 등 각 영역에서의 자아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통합하여 일관성 있는 하나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이처럼 여러 영역의 자아들 간의 상호 관련성이 형성되면서 자아 정체성이 확립된다. 정체성 형성의 마지막 목표로서 자신의 독특성 또는 특수성의 확립을 들 수 있다. 청년기 부모로부터의 독립은 청년들에게 자신의 독특성을 탐색하게 하는 계기가 되나, 한편 성인기를 준비하면서 타인들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받기 위한 동조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또한 청년기 동안에 강화된다. 청년들은 독립과 동조라는 두 필요성을 통합해 가면서 자신의 독특성을 탐색함으로써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이 경우 독특성의 확립에 실패하면 또래집단에 지나치게 동일시하거나 사회적 고정관념에 맹종하는 부정적 정체성을 초래하게 된다. 청년기 동안 정체성 탐색의 목표들이 획득되면 긍정적 정체성을 확립하게 되며, 실패할 경우에는 부정적 정체성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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