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Erikson의 정체성 탐색 과업
Erikson은 청년기에 정체성 위기를 경험하고 극복해야 할 일곱 개의 주요 과업을 제시하고 있다.
시간조망 대 혼돈
정체성의 확립을 위해 균형 있는 시간 조망은 필수적인 과제이다. 시간 조망은 과거와 현재의 자기를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시간을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균형 있는 시간 조망이 시작되면 하루의 체계적인 시간 계획이 가능하게 되며, 시간 조망이 확장되면서 점차 안정된 생애 설계가 가능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시간 조망의 혼돈에 빠져들면 과거의 회상에 몰입하거나 미래에 펼쳐질 시간을 어떻게 설계하고 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당황감을 갖게 된다. 따라서 계획을 미루고 행동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야기된다.
자아확신 대 무감각
청년기 정체성의 확립을 위해 자신의 외모를 비롯하여 자신이 지닌 여러 특성에 대한 철저한 점검을 거쳐 자신의 가치에 대한 자아확신에 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자아 점검 과정 속에는 자신에 대한 회의와 혼돈을 수반하는 고통스러운 자의식이 따른다. 청년들은 흔히 자신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하나의 특성에만 매달려 나머지 특성들은 아무런 관계가 없듯이 행동하는 허세를 보이기도 하고, 무감각 상태로 도피하여 자아의식에 직면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역할실험 대 부정적 정체성
성인기를 대비하기 위해 청년들은 많은 영역에서의 역할 실험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해볼 필요가 있다. 역할 실험은 특히 직업적 정체성의 탐색에 필수적인 과정이다. 흔히 청년기에는 이상적 자기상에 매몰되어 지나치게 높고 비현실적인 역할 실험에 뛰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역할 실험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역할 실험의 실패로 인해 부정적 정체성을 갖게 되면 자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탐색하지 못한 채 역할 고착에 빠져들게 된다.
성취기대 대 과업마비
성취 기대는 자신이 시도하는 과업의 성취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과업에 몰두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정체성의 탐색을 뜻한다. 성취 기대는 아동기 근면성이 자아정체성의 구조 내에 재통합되는 양상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자신에게 적절한 기대 수준을 설정하는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과업을 완수하고 성취하는 일은 성인기 생애 설계 및 직업 선택과 관련되는 정체성 확립에 필수적이다. 적절한 성취 기대를 확립하지 못할 때, 일의 시작을 미루거나 완수해내지 못하는 과업 마비에 빠져들게 된다.
성정체성 대 양성적 혼미
청년기 동안에 동성 및 이성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성역할 특성을 확인하고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 구분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며, 자신의 성역할에 동일시하고 성역할에 확신을 갖게 됨으로써 성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성정체성은 청년기 이성과의 원만한 관계를 정립하기 위한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성인기에 자신이 속한 문화권의 요구에 적합한 성역할을 가정이나 사회에서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기초가 된다. 성정체성 확립에 실패하면 자신의 성에 적합한 행위 양식을 상실하는 양성적 혼돈에 빠져들게 된다.
지도성의 극대화 대 권위혼미
자신이 속한 사회의 권위 구조 내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거나 지도자에 적절히 따르는 청년들의 능력은 정체성 형성의 주요 요인이다. 합리적이면서 정당하고 명료하게 권위를 평가할 줄 알며, 자신에게 지도자의 역할이 부여될 때 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 준비하는 일은 중요한 청년기 발달 과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러한 지도성의 극대화에 실패할 때, 자신의 역할에 수반되는 권위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며 지도력의 수행에 어려움을 느끼는 권위 혼미를 경험하게 된다.
관념의 극대화 대 이상의 혼미
청년기는 전 생애에 걸친 개인적 삶과 사회생활의 뿌리가 될 신념을 갖게 해줄 기본적인 철학, 관념, 종교 등을 선택하고 확립해가는 시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관념의 극대화가 청년기 동안에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흔히 청년들은 편견에 물들기 쉽고, 자기 집단 신념의 가치에 지나치게 충실함으로써 배타적으로 되기 쉽다. 또한 극단적인 이상과 관념에 몰입함으로써 현실과의 괴리가 일어나기도 한다. 청년기 이상의 혼미는 관념의 극대화에 실패함으로써 빠져드는 관념과 이상의 혼돈 상태를 뜻한다.
2. Marcia의 정체성 지위 이론
청년기 자아정체성에 관한 많은 연구가 Marcia의 정체성 지위에 관한 연구의 틀 위에서 이루어졌다. 정체성 지위는 개인의 정체성 형성 과정뿐 아니라 정체성 형성 수준의 개인차를 함께 진단하고자 하는 개념이다. 정체성 지위는 정체성 탐색의 위기를 경험했는가의 여부와 주어진 과업에 관여하는가 여부의 두 개의 차원의 배합에 의해 결정된다. 위기란 자신의 현재 상태와 역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여러 대안적 가능성들을 탐색해보는 과정을 뜻하며, 관여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과업에 신념을 가지고 몰입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체성 혼미 상태에 있는 청년들은 삶의 목표와 가치를 탐색하려는 시도를 보이지 않으며, 자신의 생애를 계획하고 설계하려는 욕구가 부족하며, 관념에 대한 관심이 낮다. 이들 청년들은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없거나 부모로부터 거부당한 것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고 자아존중감이 낮으며, 흔히 혼돈과 공허감에 빠져 있다. 정체성 혼미는 청년 초기에 가장 보편적이지만,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하거나 지속적으로 일하지 못하는 성인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정체성 혼미는 정체성 탐색 과정의 가장 낮은 단계에 속하며, 그대로 방치해두면 부정적 정체성으로 빠져들 위험이 있다. 정체성 유실은 충분한 자아정체성의 탐색 없이 지나치게 빨리 정체성 결정을 내린 상태를 지칭한다. 이 지위의 청년들은 정체성 위기를 경험하지 않았으면서 자신의 삶의 목표를 확립하고 몰입한다. 이들은 흔히 부모가 기대하거나 선택한 생애 과업을 대안적 가능성의 검토 없이 수용한다. 다른 지위에 비해 사회적 인정의 욕구가 강하고,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생애의 방향을 결정하고 있으며, 부모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부모의 고업을 물려받거나 일찍 결혼하여 안정된 가정을 꾸려 나가는 청년들에게서 가장 흔히 발견된다. 이들은 청년기를 매우 안정적으로 보내는 것 같으나, 성인기에 뒤늦게 정체성 위기를 경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체성 유예는 삶의 목표와 가치에 대해 회의하고 대안들을 탐색하나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에 머물러 구체적인 과업에 관여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한다. 이 지위에 속하는 청년들은 가장 적극적으로 정체성을 탐색한다. 유예기의 청년들은 안정감이 없으나, 많은 경우 시간이 흐르면서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흔히 부모와 또래 관계에 있어서 애증이 교차하며, 자신이 몸담고 있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부정적인 요소에 민감하고 잘 식별해낸다. Erikson과 Marcia에 의하면 정체성 유예는 정체성 성취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과도기적 단계이므로 혼미나 유실보다는 앞선 단계이다. 정체성 성취는 네 개의 정체성 지위 중 가장 앞선 단계이다. Erikson 이론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정체성이 성취된 청년들은 삶의 목표, 가치, 직업, 인간관계 등에서 위기를 경험하고 대안을 탐색했으므로 확고한 개인적 정체성을 갖게 된다. 부모를 포함한 인간관계에 있어서 현실적이고 안정되어 있으며, 자아존중감이 높고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도 높다.
'발달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년기 자아발달이론 (4) | 2024.12.22 |
---|---|
청년기 자아발달(발달양상) (0) | 2024.12.20 |
청년기 사회인지발달 (1) | 2024.12.19 |
청년기 인지발달 (0) | 2024.12.18 |
청년기 발달이론(맥락중심적 접근) (2) | 2024.12.17 |